[속보] 살레 전 예멘 대통령, 후티 반군에 피살

중앙일보

입력

알리 압둘라 살레(H.E.Ali Abdullah Saleh) 예멘 대통령. 김상선 기자.

알리 압둘라 살레(H.E.Ali Abdullah Saleh) 예멘 대통령. 김상선 기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이 후티 반군에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 방송 등 중동 언론들을 통해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은 자신이 통제하는 알마시라TV와 예멘 라디오를 통해 “반역자들의 우두머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이는 살레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말이다.

후티 반군은 또 “살레가 이끄는 다수의 범죄 지지자들도 사망했다”고 전했다. 후티 대원들은 “예멘 수도 사나 중심부에 있는 살레의 자택을 폭파했다”고 주장했다.

알마야단TV에 등장한 예멘의 한 소식통은 “살레가 오늘 오전 사나를 떠나려고 시도하던 중 살해됐다”고 말했으며 예멘 정부의 한 고위급 간부와 살레의 친척, 살레측 인사들도 이날 살레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살레로 추정되는 시신이 찍힌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그 시신 주변의 무장 대원들은 “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장면도 영상에 나온다.

앞서 살레를 추종하는 무장대원들은 사나에서 엿새 동안 후티 반군과 치열한 교전 끝을 벌였다. 하지만 수세에 몰리며 큰 손실을 봤고 결국 살레는 피살됐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따르면 지난 5일간 사나 전투로 최소 125명이 죽고 238명이 다쳤다.

이른바 ‘아랍의 봄’ 이후 2012년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살레는 후티 반군과 결탁,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왔다. 살레를 추종하는 세력은 또 반군 후티의 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와 맞서면서 권좌 복귀를 노려 왔다. 그러나 최근 ‘살레 파’는 후티 반군과 갈라섰고 사나에서 전투를 벌여왔다.

예멘에서는 30여 년간 철권통치를 하던 살레 정권이 2012년 2월 실각한 뒤 민주적 정권 이양 절차가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과 정부의 연료비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 힘입어 이란에 우호적인 시아파 반군 후티가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예멘 정부를 축출하면서 혼란에 빠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