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통일문제 논의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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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교회의 통일문제 논의가 크게 활발해지면서 통일문제를 중요선교과제의 하나로 수용하는 구체적 방안들이 마련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지난달 21, 22일 인천·송도호텔에서 제5차 한반도 통일문제협의회를 열고 통일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밝히는 「선언문」작성문제를 협의했고 천주교도 최근의 신자 여론조사에서 민족통일과 평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 「통일사목」의 구체적 방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천주교의 통일사목 추진은 곧 주교회의 논의를 거쳐 교단차원의 정책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KNCC의 통일문제협의는 지난85년 처음 시작됐다. 이번 5차 협의회는 오는 4월25일부터 열리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독교 세계대회 때 한국교회의 입장을 공식 발표할 선언문내용을 토의했다.
관계자들은 한반도에서의 평화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이룩하는데서 찾아지며 그리스도인들이 통일에 대해 관심과 노력을 보이는 일은 바로 그러한 노력을 통해 평화를 이루어내겠다는 신앙의지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선언문속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KNCC의 통일에 대한 관심은 인권이나 민주화의 문제가 근본에서는 통일문제와 연결된다는 내부적인 인식과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의 평화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연결되어 나타나고 있다. WCC는 인권·인종문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최근에는 지역분쟁의 해결을 통한 세계적인 평화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반도를 중요대상지역으로 보고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NCC의 한 관계자는 통일논의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제시를 하겠다는 것보다 통일에 대한 관심을 종교인들이 갖도록 해 교인들에게 통일 지향적인 사고를 하도록 하는 일을 현재로서는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평화통일주일」을 정해 통일에 대한 관심을 교인들이 갖게 하는 등의 방법, 또 목회자에게 통일교육을 시키는 방법 등에 의해 교회의 통일의식을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천주교는 지난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68·8%에 이르는 교인들이 남북통일을 위한 조직을 결성하거나 통일운동을 전개하는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2·4%의 신자가 교화에서 핵무기 반대운동을 전개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천주교는 분단상황이 민족의 파멸을 가져올지도 모를 핵전쟁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교인들이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민족적 소망과 신도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통일사목이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통일문제에 대한 논의와 목회는 현재로서는 범기독교적인 운동으로 펼쳐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NCC측은 지난달 그러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모임을 계획했으나 보수교단의 참여가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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