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이후 투자전략은
“부동자금 1000조원의 이동에 대비하라.” 고액자산가의 자금을 굴려주는 금융사 프라이빗뱅커(PB)들의 연말 투자 전략이다. PB들은 저금리시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돌던 부동자금이 어디로 움직일지를 두고 관심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국내 단기부동자금은 1069조5715억원으로 1년 새 90조원 이상 불어났다. 강지현 하나은행 도곡PB센터장은 “내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본격적인 규제가 시행된 이후 부동산 흐름이 앞으로 부동자금 움직임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부동산 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게 어렵다면 자산가들은 주식 등 금융자산으로 방향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투자 흐름이 바뀌기 전까지는 변동성을 낮추고 안전하게 자산을 굴리는 게 유리하다. 연말 세제 혜택이 사라지는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이하 비과세 해외펀드)를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1인당 최고 3000만원까지 가입이 가능한 펀드로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제 혜택은 가입한 날 부터 최대 10년이고 중간에 환매해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되는 비과세 해외펀드(835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7%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의 수익률(19.8%)보다 높다. 수익률면에선 중국 시장이나 기업에 투자한 펀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하지만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주식이 이머징 마켓과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반대로 내수 비중이 큰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자산을 쪼개 투자하는 게 위험을 분산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또 금리 인상기엔 은행에서 내놓는 1년 이하의 특판예금도 유용하다. 연 1% 후반에 머물던 정기예금 금리가 앞으로 연 2% 이상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연 2.4%로 올렸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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