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 "약물 파동"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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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캘거리 동계올림픽과 서울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스타급 선수들의 약물복용 스캔들이 터져 국제 스포츠계에 큰 파문이 일고있다.
특히 서울올림픽 개최를 불과 8개월 남짓 앞둔 한국으로서는 약물복용 사건으로 대회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할 입장이다.
최근 미국의 육상슈퍼스타「칼·루이스」가 육상선수 둘이 약물을 상습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 국제육상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또 지난주에는 소련의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 챔피언「니콜라이·굴라예프」와 노르웨이의 대표선수「스타인·크로스비」가 스테로이드 복용 및 밀매혐의로 노르웨이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약물복용(Doping)은 선수에게 약물이나, 심리학적 특수처방을 투여, 심신기능을 일시적으로 극대화시켜 경기력 향상을 꾀하는 것. 60년대까지 코카인·헤로인 등 마약제가 널리 쓰였고 70년대에 흥분제와 진통제를 거쳐 최근엔 스테로이드와 심장 이완제가 약물로 이용되고있다.
단기간 내에 약물과다 복용시「페인화」내지「조사」현상도 나타나는데, 86년 미국대학농구스타「렌·바이어스」가 코카인 과다복용으로 20대 나이에 사망한 사건이 있다. 또 소련의 역도 메달리스트 54명중 18명이 신체장애와 정신분열로 고통받다 30대에 죽은 사실이 84년 밝혀지기도 했다.
올림픽에서 약물검사를 처음 실시한 것은 지난 68년 멕시코올림픽. 72년 뮌헨올림픽 수영남자 4백m에서 우승한 미국의「레몽」은 천식 약에 IOC금지약물을 섞어 복용, 결국 실격당 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올림픽 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76년 몬트리올올림픽 역도경기에서 10명이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사실이 판명돼 이중 2명의 금메달리스트가 실격된 것이다.
LA올림픽당시 IOC가 규정한 복용금지약물은 72종이었으나 서울대회 때에는 신종약물인 베타 차단체(심장이완제의 일종)를 포함, 1백여 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소련·불가리아 등에서 기존 약물검사에 나타나지 않는 신종약물첨가제를 개발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국제스포츠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올림픽조직위 (SLOOC)의 한 관계자는『그와 관련된 정보를 입수, 여하한 약물투여도·알아 낼 수 있는 완벽한 약물검사방법을 자체 개발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기약물이 포함된 국내시판 약품으로는 노바킹·판콜·나이킨·콘택600·투스코친 등 감기약과 사리돈· 펜잘·사루빈 등 진통제, 박카스 등 카페인이 함유된 약품 6백여종이 있다. 국내에선 한국과학기술원도 핑콘트롤센터가 무지에 의한 약물복용(감기약·한약 및 민간요법)등 운동선수의 약물사용에 관해 체계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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