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토리노 올림픽 삼국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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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3개 이상에 10위권 진입' 목표가 '금메달 6개, 은 3, 동 2개로 종합 7위' 달성으로.

폐막식 행사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의 얼굴은 '싱글벙글'이었다.

얼굴에 '빨간 코' 장식을 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만끽했다. 폐막식에서 나타난 한국과 중국.일본 등 아시아 3국의 표정은 달랐다.

▶'희희낙락' 한국=한국 선수단은 토리노 겨울 올림픽에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다. 쇼트트랙에서 여자 500m를 제외한 7개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고, 안현수(한국체대)와 진선유(광문고)는 3관왕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과 각국 올림픽위원회(NOC) 대표들에게 2014년 겨울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후보 국가로서의 입지를 세우는 데도 성공했다. 더구나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강석(한국체대)과 여자 500m에서 5위에 오른 이상화(휘경여고)는 새로운 가능성도 보여줬다.

▶'그나마 다행' 중국=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종합 14위(금 2, 은 4, 동 5개)에 그쳤다. 쇼트트랙 여자 500m의 왕멍과 스키 프리스타일 남자 에어리얼에서 한샤오펑이 금메달을 땄을 뿐 기대 이하의 성적이었다. 그러나 피겨 페어스케이팅에서 3개 조가 결선에 올라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고, 스키 여자 프리스타일에서도 3명의 선수가 6위 이내에 입상함으로써 점차 겨울 스포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 류양 기자는 "우리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한샤오펑의 금메달은 아테네 올림픽 육상 허들에서 류시앙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만큼 큰 뉴스"라고 했다. 그는 "이제 중국은 겨울스포츠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번 올림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충격' 일본=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총 5개의 메달을 예상했다. 그러나 대회 후반에 이르도록 단 한 개의 동메달도 따내지 못하자 충격에 빠졌다. 노메달의 위기에 놓였던 일본은 아라카와 시즈카의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에 큰 위로를 받았다. 일본의 유일한 메달이었다. 아사히신문의 마에다 도모나리는 "특히 메달 획득을 기대한 스피드 스케이팅 남녀 500m에서 노메달에 그친 것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했다.

토리노=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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