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인용한 교황 발언은 허위” 천주교, 강력 항의하고 정정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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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낙태’ 발언을 두고 천주교가 27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왜곡 인용했다고 강력 항의하며 정정을 요구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위원회는 이날 공개 질의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며 이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교황, 낙태와 관련 입장 변화 없어”

앞서 조국 수석은 26일 청와대 채널을 통한 동영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는 “(조 수석이) 교황이 낙태에 관한 가톨릭 교회의 기본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처럼 발표한 것이다. 이는 국민에게 천주교가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으리라는 착각을 하게끔 하며 매우 교묘한 방법으로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인 정재우 신부는 이와관련, "청와대 발표에 인용된 교황의 발언은 2013년 8월 19일 이탈리아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서 나온 것”이라며 "교황은 그러나 당시 인터뷰에서 낙태에 반대하는 가톨릭 교회의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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