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민 "'쟤는 까매서 안 될거야'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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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현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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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순댓국입니다."

검은 피부에 곱슬머리. 흑인 외모지만 '한국인'이라고 자랑스레 말하는 이가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이름을 올린 패션 모델 한현민(16)군이다. 국내 1호 다문화 모델인 그는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현재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션모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현민군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늘 하루하루가 신기하다"며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에 이름을 올린 소감을 전했다. 한국인으로는 그가 유일하다.

한현민군은 다문화가정 출신에 대한 편견도 언급했다. 그는 "피부색이 다르다 보니 어릴 때 놀림을 받았다"며 "'쟤는 까매서 안 돼' '쟤는 달라서 한국에서 안 먹힐 거야'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한현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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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흑인 혼혈에 대한 편견이 백인 혼혈에 비해 심한 것 같다"면서 "백인 혼혈이라고 하면 대개 '우와' 이러지만 흑인 혼혈이라고 하면 '너 되게 많이 힘들겠다' 이렇게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유 없이 놀리는 것들이 가장 힘들었었다"고 털어놨다.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했지만 곧고 바르게 자랐다. 한현민군은 그 이유로 부모님 영향을 꼽았다. 한현민군은 "힘들 때마다 부모님이 '너는 특별하다'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라고 얘기해줬다"면서 "그 말들이 굉장히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꿈을 묻는 말에는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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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민군은 지난 8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제게 사람들이 던지는 흔한 질문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것이다"라며 "이제 그런 질문은 안 들었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차별이 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 다문화 가정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저처럼 패션모델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가 열심히 해서 저와 같은 친구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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