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필, 내달 4년 만에 내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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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950년대 들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수많은 연주단체들이 창단됐다. 51년에 창단된 모스크바 필하모닉도 그 중 하나다. 58년 제1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결선에서 우승해 화제를 모은 미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밴 클라이번이 협연했던 오케스트라다. 당시 지휘봉을 잡은 키릴 콘드라신(1914~81)이 60년부터 15년간 음악감독을 맡아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키워냈다.

1921년에 창단된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과 쌍벽을 이루는 교향악단인 모스크바 필하모닉이 4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한다. 88, 89, 91년, 2002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서울과 5개의 지방 도시를 돌면서 러시아 음악의 진수를 선사한다. 98년부터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유리 시모노프(65.사진)가 2002년에 이어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씨가 협연한다. 양씨는 모스크바 필하모닉과 차이코프스키.시벨리우스.브람스 협주곡을 녹음한 바 있다.

모스크바 필하모닉은 한국과 유난히 인연이 깊다. 88올림픽을 계기로 동구권과 문화교류의 물꼬가 터지면서 공산권 교향악단으로는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76년~90년 음악감독을 지낸 드미트리 키타옌코는 KBS 교향악단, 96년~98년 음악감독을 거쳐간 마르크 에름레르(작고)는 서울시향 수석 지휘자를 각각 역임했다. 둘 다 한국에 차이코프스키 열풍을 몰고온 주역들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인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골랐다.

모스크바 필하모닉의 정식 명칭은 '아카데믹 심포니 오케스트라 오브 모스크바 필하모닉'. 외국에서는 그냥 '모스크바 필하모닉'으로 통용된다. 외국 순회공연을 가장 많이 하는 러시아 교향악단 중의 하나다. 65년 첫 미국 순회공연을 다녀왔다.

◆ 공연메모=3월 19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지휘 유리 시모노프, 차이코프스키'로미오와 줄리엣 서곡''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교향곡 제4번 f단조'등. 21일 의정부예술의전당, 22일 통영 시민문화회관, 23일 김해문화의전당, 24일 오산 문예회관, 25일 울산 현대예술관. 02-2273-4455.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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