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도인가, 친중국인가…네팔, 사상 첫 선거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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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진 차우타라에서 한 남성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이날 네팔에선 처음으로 선거가 실시됐다. [AP=연합뉴스]

지난 26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진 차우타라에서 한 남성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이날 네팔에선 처음으로 선거가 실시됐다. [AP=연합뉴스]

네팔이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뀐 지 10년 만에 지난 26일 처음으로 총선을 치렀다. 2015년 9월 제정된 새 헌법에 따라 하원의원(275석)과 7개 지방의회 대표를 선출하는 첫 총선이다. 투표는 두 차례로 나눠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 이어 다음달 7일에 2번째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공화정 바뀐 지 10년 만에 26일 첫 총선 치러 #제1당은 친인도 성향…'좌파동맹'은 친중국 깃발 #재정 고갈 상태, 포퓰리즘 공약만 난무 비판도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번 선거에서 친인도계 정당과 친중국계 정당 중 누가 정권을 쥘지를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27일 전했다. 제1당인 네팔의회당(NC)은 친인도계 노선을 걷는 중도좌파 정당이다. 힌두교 문화를 배경으로 양국 간 유대를 내세우고 있다. 선거에서도 인도가 네팔 최대의 수출입 상대국인 점을 강조했다.

지난달 좌파동맹을 맺은 제2당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과 제3당 마오주의 중앙네팔공산당(CPN-MC)은 친중국 성향이 뚜렷하다. 이들은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주도하는 일대일로 구상에 네팔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좌파동맹이 집권할 경우 중국과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절대왕정 국가였던 네팔은 오랜 내전과 가난으로 국민들이 고통 받아 왔다. 2015년에는 대지진으로 9000여 명이 사망하는 난국까지 겹쳤다. 이번 선거에서 각 정당들이 모두 빈곤과 실업 대책을 내세우는 까닭이다. 그러나 두 진영 모두 두 자릿수 경제발전을 공약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포퓰리즘 공약만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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