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연고제서 드래프트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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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해태·삼성은 기존선수 대폭 트레이드도 검토>
프로야구 신인선발방식이 내년부터 현행 지역연고제에서 드래프트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23일 프로야구 삼성이 팀 간판스타 장효조(장효조)의 방출의사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나머지 6개 구단도 출범7년째인 프로야구가 더 이상 지역연고제에 얽매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이에 적극 동조할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KBO(한국야구위원회) 는 올림픽이후 89년 시즌부터 신인선수선발방식의 재검토에 나서 이의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각 구단이 제도개혁을 주장하게된 것은 현행 지역연고제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지역감정을 부채질, 각 지역간 갈등만을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
지역연고제는 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채택된 것으로 그 동안 프로야구붐 조성에 큰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이 제도는 각 지역간의 전력평준화보다 오히려 상·하위 팀간의 격차를 더욱 벌여놓는 결과가 됐다.
이제도 시행이후 우수신인이 많은 해태·삼성·롯데가 유리한 반면 신인기근현상을 빚고 있은 나머지 구단은 상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 제도가 계속 유지된다면 프로야구는 해태·삼성간의 우승다툼으로 압축될게 뻔하고 다른 구단은 다만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실제로 그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보면 해태가 83년, 86년, 87년 등 3차례, 삼성이 85년, OB가 82년, 롯데가 84년 우승해 해태가 단연 앞서있다.
또 이 제도는 지역감정의 악화를 초래,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제기됐을 뿐 아니라 프로야구 제8구단 창단의 장애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KBO는 85년 지역연고 신인수을 제한, 당초 10명에서 3명까지 낮췄으나 이미 정착단계에 와있는 프로야구로선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프로야구 각 구단은 내년부터 신인선수선발방식의 개편을 2월 총회에 정식 상정할 움직임이며 해태·삼성 등 일부 구단에서 기존선수의 대폭적인 트레이드를 검토중이다.
이에 대해 이용일(이용일) KBO사무총장은 『이 제도가 부정적인 측면이 없는 게 아니지만 현재로선 전면 부정할 수만은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연고선수인원을 한 두 명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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