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北 '우라늄 핵개발' 의혹 부인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6자회담에서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추진 의혹을 공식 부인한 것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논의의 출발점을 지난해 10월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의 방북 이전으로 돌려놓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새롭게 제기된 농축우라늄 핵개발 의혹을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다. 또 1994년 체결된 북.미 간 제네바 핵합의를 파기한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려는 의도도 보인다. 앞으로 이어질 협상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북한은 기조발언에서 지난해 10월 켈리 특사가 방북했을 때 "우리는 핵무기보다 더한 무기도 가지게 되어 있다"고 한 말은 켈리 특사의 강박적 언행으로 감정이 상했기 때문에 나온 말이지, 우라늄 핵계획을 시인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핵무기보다 더한 무기"가 우라늄 핵계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심단결'을 비롯한 정신적 무기를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그런데도 미국이 중유 공급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제네바합의를 파기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북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우라늄 핵계획 의혹이 가셔질 수는 없을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의혹 제기 이후 상당기간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추방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강경 대응을 했었다. 또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국제정보기관의 안테나에는 북한이 우라늄 핵개발 시도를 한 증거가 포착돼왔다.
이영종 기자yj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