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옥전마을 5세기 가야고분서 용봉장식 「환두대도」첫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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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상대박물관 조영제 교수팀>
경남 합천군 쌍책면 성산리 옥전마을 뒷산의 5세기후반 대형고분을 발굴중인 경상대박물관 발굴단 (책임자 조영제 교수)은 15일 이 고분에서 우리나라에선 처음 나온 금동용봉환두대도 등 4개의 환두대도와 역시 국내 처음으로 출토되는 앞·뒤장식이 완전한 말안장 등을 발굴했다. 또 등자·재갈·옆칠거리 등 마구와 금귀걸이·철정 70여개·화살통·화살 1백여개·숫돌·가야토기 3백여점도 함께 발굴, 출토됐다.
발굴을 현지에서 살펴본 김기웅 문화재 전문위원은 『이 무덤이 5세기 가야소국 왕족의 무덤일 가능성이 높으며 말안장 장식무늬가 밝혀지면 일본 후지노키고분과 연관될 중요한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동환두대도 4개가 한꺼번에 출토된 것은 처음이다. 환두대도는 부산 복천동고분·경주 천마총·백제 무령왕릉 등에서 각각 1개씩 모두 8개가 나왔었다. 출토된 환두대도 중에서도 용과 봉이 함께 장식된 것은 없었다. 이번 고분에서는 단봉·쌍룡·단룡·용봉 등 장식이 모두 나왔다.
금동안장이 완전한 형태로 나온 것도 처음 있는 일인데 지금까지 나온 금동안장은 황남대총에서 형태가 거의 없어진 잔품, 대구 내당동 55호 고분, 전고령출토품 등이 있었으나 앞 장식이나 뒷 장식 하나만 있는 것이었다.
특히 이번에 출토된 안장은 그 무늬가 일본 후지노키 고분의 것과 유사한 점을 보이고 있다. 김기웅씨는 일본 천황무덤으로 추정되는 후지노키 고분의 안장과 유사한 것이 가야소국의 무덤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앞으로 보존처리를 통해 철저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발굴관계자들은 발굴현장에서 8백m 떨어진 지점에 다나리란 마을이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서기』의 기록에 다나국이란 이름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발굴된 고분은 대부분의 가야고분이 무덤 윗 부분을 천개석으로 하여 돌로 덮는데 비해 통나무로 덮은 목개인 것이 특징이다.
또 주곽과 부곽사이의 경계를 낮은 격벽으로 쌓은 것도 다르다. 또 관 밑에 관대석을 깐 대신 철정 (못)을 깐 것도 특이하다.
무덤 안에서는 또 완전한 형태의 사슴뿔이 나왔다. 무덤 속에서 소의 형태가 나타나는 경우는 있으나 사슴뿔이 나온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중국에도 없는 것이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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