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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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7년에 걸친 서울올림픽준비과정에서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SLOOC)의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것이 TV방영권료와 휘장사업이다.
서울올림픽을 9개월 앞둔 현재 조직위의 주 수입원인 방영권과 휘장사업 계약추진은 90%이상을 넘어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방영권료는 목표치를 밑도는 4억3백20만 달러(한화 약3천1백85억2천8백만 원)인데 비해 휘장사업은 당초 예상치(4백78억 원)를 3배 이상 웃도는 1천억 여원에 이르고 있다.
서울올림픽의 황금거위로 여겨졌던 방영권료는 미국NBC가 예상외로 3억 달러에 그치고 유럽·일본·아시아 지역 등에서 1억 달러를 올려 조직위는 시설료 1억2천5백만 달러와 나머지 액수에서 IOC몫을 뺀 약1억8천3백만 달러를 합한 3억8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게됐다.
특히 소련·동독 등 동구권 대부분 국가들의 서울올림픽 참가발표는『동구권 주요국가들이 불참할 경우 방영권료를 삭감한다』는 미국 NBC와의 독소계약조항에서 풀려나게 함으로써 서울올림픽대회 수지의 호재(호재)로 작용하게 됐다.
그러나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 방영권료는 당초 예상치(4억2천만 달러)보다 2천만 달러이상 저조한 실적에 그친 반면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휘장사업·기념주화·아파트 등에서 뜻밖의 월척을 낚았다.
결과적으로 서울올림픽은 주 수입원의 결손을 휘장사업 등 기타사업으로 메워 수입액이 총 지출액(7천4백77억 원)을 웃도는 사상 2번째 흑자대회를 기록하게 됐지만 처음부터 시행착오를 거듭한 방영권료는『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속담을 실감케 하는 뼈아픈 교훈을 남긴 셈이다.
조직위는 당초 대회수지마스터플랜에서 TV 방영권료 수입을 3천8백%억 원(당시 환율대비4억2천만 달러)으로 책정, 총수입의 51%로 계상했었다. 이는 미국지역에서 5억 달러 이상을 받는다는 전제아래 기타지역에서 1억 달러의 중계권료를 받으면 IOC몫을 빼고도 4억6천만 달러(한화 약4천억 원) 이상의 수입이 떨어진다고 계산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최대 고객인 미국 NBC-TV와의 최종계약에서는「최저 보장 액 3억 달러를 기본으로 하고 NBC의 광고 수입에 따라 최고 5억 달러까지 지불한다」는 전례 없는 계약을 체결, 처음부터 1천억 원의 결손이 발생하는 불안한 스타트를 보였다.
이에 따라 NBC가 최소한 6억3천7백50만 달러이상의 광고매상(LA광고매상 약 4억3천만 달러)을 올려야 만 수익배분이 가능할 수 있어 사실상 최저 보장 액 이상은 어렵다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다.
설상가상으로 계약당시 1달러에 약8백90원하던 환율이 2년 사이에 7백90원 선으로 급락 (급락), 미주지역 방영권료 에서만 가만히 앉아서 3백억 원의 환 차손(환 차손)까지 감수해야할 형편이어서 당초 기대에 완전히 어긋나고만 셈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휘장사업 및 기념주화·아파트·기부금에서는 폭발적인 호조를 보여 서울올림픽의 흑자대회를 가능케 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휘장사업은 당초 목표액으로 잡았던 4백78억 원을 2년 전에 돌파, 수 차례에 걸쳐 목표액을 상향조정하기에 이르렀고 현재까지 계약실적만 1천4백여억 원인 것으로 알려져 서울올림픽의 수입원 중 가장 실속 있는 부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올림픽기념주화 및 기념메달은 원래 목표했던 9백29억 원을 이미 넘어선 1천억 원에 달했고 앞으로도 기념주화가 계속 발행될 계획으로 있어 수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기념우표와 광고의 경우는 목표치의 절반수준을 웃도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문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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