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개는 절대 같이 키우면 안돼” 시청자 울린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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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스페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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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7년을 키운 순하디 순한 개였다. 그런 개가 세상에 태어난지 1년 남짓한 여아 수정이를 물었다. 수정이는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 나온 사연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빠른 외상처치를 해야 하는 응급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다뤘다.

수정이도 그런 경우였다. 수정이는 집에서 놀던 중 개와 마주쳤고, 녀석을 잡았다. 개는 일순간에 돌변해 수정이를 물었다. 집에 엄마가 있었지만 사고는 그렇게 갑자기 났다.

[사진 SBS 스페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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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는 곧장 근처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때만 해도 엄마는 이렇게 될지 몰랐다. 응급 처치를 하는 동안 칭얼거리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오로지 얼굴 흉터 걱정뿐이었다.

수정이는 수액을 하나 맞고, 산소를 공급받고 있었다. 그 다음에는 상처에 붕대를 감았다. 그런데 병원 도착 4시간 뒤 수정이의 호흡은 갑자기 가빠졌다. 아빠는 갑작스럽게 닥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아이 아빠는 “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느냐, 저거 뭐냐”고 물어봤더니 의료진은 아이 아빠에게 “죄송합니다. 가망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심정지가 온 뒤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수정이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사진 SBS 스페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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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심정지가 오고 나서야 수정이가 외상센터로 옮길 수 있었던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수정이 아빠는 “아기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라고 하면 기억이 안 나요. 솔직히 잘…너무 아파보였던 것밖에 기억이 안나요”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제때 권역외상센터로 옮겨졌으면 살 수 있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수준으로 상황이 악화되는 현실을 그렸다.

방송에 따르면 병원에 옮겨진 후 사망한 이들 가운데 3분의 1은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면 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살릴 수 있었던 환자들은 대부분 병원에 도착해서도 시간을 지체하거나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응급실에서는 처치를 못할 만큼 심하게 다친, 이른바 ‘중증 외상’ 환자는 지난해에만 20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이들을 효과적으로 처치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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