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 3명 중 1명 앓는 ‘골다공증’ 치료 물질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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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환자는 약한 충격에도 골절되기 쉽다. [중앙포토]

골다공증 환자는 약한 충격에도 골절되기 쉽다. [중앙포토]

만성 난치성 뼈 질환인 골다공증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이 발견됐다.

12일 한국연구재단은 민병무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뼈가 소실되는 것을 막으면서 동시에 뼈 생성을 촉진하는 기능성 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골다공증은 뼈 소실 속도가 생성 속도보다 빠를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대사성 질환이다. 의료계는 우리나라에서 50세 이상 중년 남성 12%와 여성 33%가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2억명 이상에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골다공증은 골절을 쉽게 유발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비용이 들어가는 질환이지만 완치하는 약물은 개발되지 않았다.

민 교수 연구팀은 사람 혈청과 뼈 조직에서 많이 발견되는 단백질 ‘비트로넥틴’에서 12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기능성 펩타이드(적은 수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를 찾아냈다. 이 물질은 뼈를 만드는 골모 세포의 분화를 촉진해 뼈를 만들게 하면서 동시에 뼈를 없애는 파골 세포의 기능을 억제한다.

기능성 펩타이드 효과는 가장 강력한 골재생 유도물질로 알려진 ‘골형성단백질-2(BMP02)’에 버금갈 정도로 우수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골다공증을 치료한 신규 약물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뜻이다.

특히 연구팀이 난소를 적출한 쥐에게 이 물질을 투여하자 골모 세포 수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폐경 후 여성의 약 30%가 난소에서 제대로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골다공증이 생겨난다. 기능성 펩타이드 물질이 여성 고령층의 골다공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 교수는 “골다공증뿐만 아니라 치주질환 같은 용해성 골 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과정과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학술지 ‘세포사멸과 분화(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 9월 22일 자에 실렸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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