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판매 감소폭 크게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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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기아자동차가 ‘사드 보복’의 그늘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낮지만, 판매감소 폭은 크게 줄었다.

10월 8만대 팔아 아직 부진하지만 #석달 연속 판매 실적 회복 조짐

12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한 달 동안 중국 시장에서 총 8만16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9월(8만5040대)보다 5.9%, 지난해 같은 기간(9만대)에 비하면 11.1% 감소한 판매 수치다.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판매 감소율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현대차는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이후인 2분기에 월별 판매가 3만여대에 불과했고, 상반기 전체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6.6%나 판매가 감소했다.

그러나 한·중 관계가 복원되기 시작한 지난달 이 수치가 11.1%까지 낮아진 것이다. 8월 35.4%, 9월 18.4% 등 최근 3개월간 판매 감소 폭이 갈수록 줄어드는 점도 희망적이다. 또한 올해는 10월에 중추절 연휴가 있어 영업일 수도 지난해보다 더 적었다. 현대·기아차 측은 신차 출시와 판촉 강화 등이 판매 감소 폭을 줄이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출시된 ‘올 뉴 루이나’가 5만8015대나 팔리면서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루이나는 2010년 중국에서 첫선을 보인 뒤 120만대 이상 팔렸다. 올 뉴 루이나는 충칭공장의 첫 번째 양산차 모델이기도 하다.

한편 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4만2505대를 판매했다. 역시 지난해 10월(7만7대)에 비하면 39.3%나 판매가 줄었다. 그러나 기아차에도 희망적인 신호가 나타났다. 9월(4만3대)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6.3%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10월은 영업일 수가 9월보다 더 적은데도 판매는 늘었다. 지난 9월 ‘페가스’에 이어 최근 중국 시장 전용 세단인 신형 ‘포르테’까지 잇따라 출시해 신차효과도 기대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는 양국 관계 개선이 단기간에 판매 증가로 이어지긴 어려운 제품이라 현재로써는 두 현상을 직접 연결짓기 어렵지만, 향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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