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입마개 안했다고 견주 때린 40대 여성 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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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에게 ’입마개를 채우지 않았다“며 견주를 때린 40대 여성이 자수했다. [중앙포토]

반려견에게 ’입마개를 채우지 않았다“며 견주를 때린 40대 여성이 자수했다. [중앙포토]

반려견 입마개를 씌우지 않고 산책한다는 이유로 20대 여성을 때린 40대 여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20대 여성의 남자친구 A씨는 10일 새벽 자신의 SNS에 ‘사건이 정리되어 글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글에서 “형사님들이 열심히 추적해서 CCTV가 전부 확보된 상태였는데 피의자가 먼저 자수해 대화를 나누게 됐다”면서 “피의자는 범행 사실을 전부 시인했고 처벌도 받게 되어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용서를 구했다”고 전했다.

A씨의 여자친구이자 피의자인 20대 여성은 그 진심이 느껴졌기에 선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

A씨에 따르면 40대 여성은 개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다.

A씨는“(피의자가) 20년 전 개에게 손가락을 물려 절단할 뻔한 사람이었다”면서 “이 말을 듣고 여자친구는 피의자의 행동과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개를 혐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개에 대한 자신의 스트레스를 죄 없는 이에게 풀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A씨는“(피의자가) 그동안 많은 개와 마주쳤지만, 이번엔 개를 혐오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힘을 얻어 그간의 스트레스를 사람에게 풀었다”면서 “만약 동일한 상황에서 남성인 내가 개를 컨트롤하고 있었다면 화가 나더라도 폭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은 입마개만 씌우면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실효성 없는 정책일 뿐이며 독일·미국 등 올바른 정책을 펼치는 나라를 참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애견인들이 앞장서서 개를 올바로 키워야 하고, 비애견인들 또한 무작정 개를 혐오하는 일이 없어지면 좋겠다. 올바른 애견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일, 한 20대 여성은 경기도 안양에서 자신의 시베리안 허스키 반려견을 데리고 산착하다가 처음 보는 40대 여성에게 뺨을 맞았다. 개에 입마개를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20대 여성은 당시 반려견에 목줄은 하고 있었으며 경찰이 출동하자 40대 여성은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이 사건은 20대 여성의 남자친구인 A씨가 SNS를 통해 알리며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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