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해주세요" 23년 쓴 제품 들고 LG전자 찾은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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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영씨(왼쪽)·이희순씨(오른쪽) 부부는 1994년 구입한 금성사 의류건조기를 LG전자에 기증했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퍼지' 기술이 적용된 4kg 용량 건조기로 지금도 정상 작동한다. [사진 LG전자]

염재영씨(왼쪽)·이희순씨(오른쪽) 부부는 1994년 구입한 금성사 의류건조기를 LG전자에 기증했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퍼지' 기술이 적용된 4kg 용량 건조기로 지금도 정상 작동한다. [사진 LG전자]

수십년간 사용한 전자제품을 LG전자에 돌려준 부부의 사연이 화제다.

최근 각종 온라인커뮤니티 및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LG전자와 어느 부부 사이에 있었던 감동적인 사연이 알려지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해당 사연은 지난 11월 8일 LG전자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소개되었다.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이거 반품하고 싶은데요…"라며 어느 LG전자 매장에 60대 부부가 찾아왔다. 부부가 가리킨 것은 1991년 출시된 LG전자(당시 금성사)의 의류건조기 모델(DK400AI)이었다.

1990년대 의류건조기가 생소했던 시절, 부부는 미국 여행 중 의류건조기를 사용해보고 그 편리함에 반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1994년에 금성사 매장에서 우연히 의류건조기를 발견한 부부는 당시 월급으로는 적지 않은 22만4000원이라는 금액임에도 큰맘 먹고 구매를 결정했다고 한다.

[사진 LG전자 페이스북]

[사진 LG전자 페이스북]

그 후 23년간 지인들에게 금성사 의류건조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며 오랫동안 잘 사용해온 부부는 최근 LG전자 측에 "최신 LG 건조기를 (새로) 구매했는데, 멀쩡히 작동하는 (기존) 제품을 그냥 버리려니 너무 안타까워서 LG에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염재영씨(65)와 이희순씨(62)의 이야기다.

LG전자는 부부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제품을 흔쾌히 기증받았다. 해당 의류건조기는 23년 전 처음 만들어졌던 공장으로 돌아와 자랑스럽게 전시되었다. LG전자 측은 염재영씨 부부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LG 트롬 스타일러를 증정했다.

LG전자는 과거에도 몇 차례 비슷한 사연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017년 8월에는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박연서씨(60)가 34년 동안 사용해온 전자레인지를 LG전자에 기증했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1983년 생산한 모델(ER-610HB)이다.

2012년에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김정환(85)씨로부터 70년대 후반에 구매한 금성사 에어컨을 기증받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금성사 부산 동래공장이 경남 창원으로 이전한 후 처음으로 생산된 모델(GA-120)로 알려졌다.

[사진 LG전자 페이스북]

[사진 LG전자 페이스북]

한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시골 부모님 댁에 40년도 더 된 금성사의 라디오가 있다" "역시 LG다. 근데 고장이 안 나서 새 제품을 안 사게 되는 단점도" "친정 부모님이 금성 선풍기를 아직도 쓰고 계신다" 등 저마다 LG전자 제품과 관련된 추억들을 공유했다.

해당 사연은 페이스북 '좋아요' 9000개 이상을 받고 캡처본이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며 화제를 낳았다.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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