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서 치매 앓는 처제 성추행한 80세 형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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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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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생활하던 80대 남성이 치매 증상으로 함께 수용된 처제를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요양 시설 관계자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 대전 서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 관내 한 노인요양시설에 수용된 A(80)씨는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처제 B(77)씨의 옷을 벗기고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하고 폭행했다.

이런 사실은 B씨 몸에서 멍을 확인한 피해 여성의 가족이 경찰과 전문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지자체 관계자가 CCTV를 확인한 결과 9월 한 달간 여섯 차례의 성추행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요양시설 관계자는 B씨의 몸에서 멍을 확인했지만,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또 시설은 부부가 아니면 남녀가 한방에서 생활할 수 없다는 규칙을 어기고 보호자 동의 없이 형부와 처제인 두 사람을 한 방에서 생활하도록 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요양시설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관계 기관은 요양시설 관계자가 이 사건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요양시설 성추행 사건과 요양시설 관계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대전 서구는 해당 노인요양시설에 폐쇄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요양 시설에 수용된 노인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야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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