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친구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또 술 마신 40대들…징역 15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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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캡처]

[사진 픽사베이 캡처]

술을 먹고 카드 게임을 하다 함께 사는 50대 남성을 때려 숨지게 한 40대 3명이 징역 7~15년형을 선고 받았다.

술 마시며 카드 게임하다 과거 일로 말다툼 #3명이서 마구 때려 살해하고도 다시 술 마셔

대구지법 제12형사부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6)에게 징역 15년, 공범인 B씨(48)와 C씨(48)에게 각각 징역 7년씩을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월 19일 오전 2시쯤부터 4시쯤까지 대구시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 피해자 D씨(55)와 함께 술을 마시며 카드 게임을 했다. 그러다 과거에 A씨는 D씨가 며칠 전 자신을 다치게 한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D씨가 이를 거부하자 주먹과 발로 D씨를 마구 때렸다. 이어 평소 D씨에게 불만을 갖고 있던 B씨와 C씨도 가세했다. 이들은 D씨의 얼굴과 가슴, 옆구리 등 부위를 수십차례 때리거나 걷어찼다. D씨는 이 과정에서 갈비뼈가 부러지고 간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고 사망에 이르렀다.

A씨 등은 D씨가 정신을 잃고 쓰려져 있는데도 그대로 두고 다시 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을 했다. 이들은 이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뒤에도 D씨가 일어나지 않자 그제서야 D씨가 숨진 것을 알게 됐다. 그런 뒤에도 B씨와 C씨는 집에서 나와 또 술을 마셨다.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 전경. 대구=김정석기자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 전경. 대구=김정석기자

이들은 2007년부터 2015년 사이 술집 등에서 서로를 만나 알게 됐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이들은 올해 3월부터는 D씨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함께 생활했다.

A씨 등은 재판에서 "D씨를 때린 적은 있지만 살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D씨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자신의 행위로 D씨가 죽을 수도 있다는 인색 내지 예견은 있었다고 보인다"며 A씨의 살인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했고 나머지 2명에게는 살인 대신 상해치사죄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람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보호돼야 할 절대적인 가치인데 이를 침해한 피고인들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사회적 범죄"라고 판시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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