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싸잡아 매도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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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군생활 8년째인 고참대위다.
군인에게 시집온 탓에 아내는 결혼생활 6년에 이삿짐을 13번 쌌고 월수27만원중 6만원을 저축하고 나머지로 집세 내고 4식구살림을 꾸린다.
대부분 남편과 떨어져 밥먹고 강원도골짜기 오두막에서 잠잔다. 그래서 결혼 6년중 함께 산기간은 절반이 안된다.
내 동료들도 대부분 이렇게 살아간다.
내 주위의 머리가 허연 대령·장군들도 굶지는 않지만 술 한잔 마음놓고 못마신다. 이런 우리를 왜몽땅 싸잡아 「군부독재」라는 말로 백안시하나.
군인이 군복을 벗으면 무얼로 처자식 먹여 살리란 말인가.
세금도 제대로 내지않고 민주화·독재타도를 외치는 사람들이 몇억짜리 집에서 살고 있다.
타도의 대상인 우리 군인들은 그들보다 훨씬 가난하다.
그들은 군인을 너무 모른다. 그들이 군대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군인을 그렇게 취급할수 있겠는가. 전쟁을 몸소 치른 사람이라면 봉급 안올려줘도 좋고 칭찬 안해줘도 좋다. 도매금으로 백안시 하지 말고 떳떳이 나라지키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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