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김씨 부정 시비에 배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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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나는 한 평범한 주부로서 정치를 잘 모른다. 그러나 지난17일 두 김씨가 개표도 완료되기전에 이번 선거를 원천적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이번 선거의 무효는 물론 당선이 확정된 노태우후보의 퇴진을 요구한 것과 『내가 당선되기로 되어 있었는데 컴퓨터로 당락을 조작했다』는 주장에 걷잡을 수 없는 실망과 배신감을 억누를 수 없어 한마디 묻고자 한다.
두김씨가 각기 주장하는『내가 당선되기로 되어있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번 선거야말로 들리는말에 의하면 대학생 6천8백여명 이상이 자원봉사대로 투·개표과정을 감시하느라 잠을 설치고 끼니를 걸러가면서까지 적극 참여하지 않았던가.
그뿐아니라 야당측에서 엄선, 파견한 참관인들은 장님이었단 말인가.
각 후보의 득표수가 순간순간 TV화면에 계수화되어 나타나는 첨단문명속에서 부정을 조작할 시간적 여유가 과연 있었단 말인가.
애당초 민주화를 잉태코자 불같이 일어났던 젊은학생·시민의 피와 땀의 댓가로 마련한 이번 정권교체기회를 개인의 욕심과 영달때문에 후보단일화를 끝내 팽개친채 선거에 임했고 그 패배를 자초한 두김씨가 또다시 선거무효를 주장하고 부정선거시비로 학생과 선량한 시민을 선동하며 자기들의 제물로 끌어들이려고 하고있으니 이나라가 두김씨 개인의 것이란 말인가.
차라리 김종필후보의 당선축하 꽃다발과 낙선인사를 위해 광화문지하도에서 유권자들에게 악수를 청하는 그 모습이 더욱 떳떳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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