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벌레 한국인 줄어든다, 일보다 가정…급변한 한국인 인식 조사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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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17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과거 한국인을 특징지웠던 ‘일중독 증상’, ‘자녀의 부모 부양’, ‘매장 선호 사상’ 등은 점점 옅어지거나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층의 공공부문 취업 선호 현상은 더욱 강화됐다.

통계청, 2017년 사회조사 결과 발표 #자녀가 생활비 주는 고령자, 5명 중 1명 #매장 선호도 옛말...88%가 화장 선호 #2년 전보다 가정경제 상황은 다소 호전 #“나는 중간층” 답변 비율도 더 높아져 #자식세대 계층 상승 가능성에는 비관적 #청년층, 공공 취업 선호도 더 높아져

통계청은  2년마다 복지, 사회참여, 문화와 여가, 소득과 소비, 노동 관련 항목을 조사하고 있다. 올해 조사는 전국의 13세 이상 인구 3만9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16일부터 6월2일까지 진행됐다.

①점점 사라지는 ‘일벌레’ ‘부모 부양’ ‘매장 선호’ 

이번 조사에서  “일과 가정 중 무엇을 우선시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일을 우선시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3.1%였다. 동일 항목에 대한 2년 전 조사 때는 이 답변의 비율이 53.7%였다. 2년만에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결과다. 반면 “일과 가정이 비슷하게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2.9%로 2년 전보다 8.5%포인트 상승했다. “가정을 우선시한
다”는 답변 비율도 11.9%에서 13.9%로 높아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60세 이상 고령자 중 자녀나 친척이 주는 생활비로 생활하는 인구의 비율은 20.2%였다. 2년전과 비교하면 2.8% 포인트, 10년 전과 비교하면 13.9%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다. 반대로 “본인이나 배우자가 마련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9.9%로, 10년 전보다 8.6%포인트나 높아졌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인구의 비중은 65.4%로 2년 전보다 소폭 높아졌다. 하지만 전체의 절반 이상(53%)이 노후 대비 수단으로 국민연금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매장 선호 사상도 옛말이 됐다. 전체의 87.8%가 화장 후 납골당 봉안 또는 화장 후 자연장 등 화장을 선호했다. 매장 선호 비율은 10.9%로 2년전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2017 사회결과조사

2017 사회결과조사

②“가정경제, 복지는 2년 전 보다 호전” 인식

2년 전에 비해 복지여건이나 가정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은 다소 호전됐다. “복지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응답 비률이 38.8%에서 41.1%로 높아졌다. 향후 필요하거나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공공시설은 보건의료시설(24.1%), 사회복지시설(18.3%), 국·공립 어린이집 및 유치원(17.5%) 등이었다.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이 많은 30대는 국·공립어린이집(37%)을 1순위로 꼽았다.

19세 이상 인구 중 소득 있는 사람의 비율이 82.1%로 2년 전보다 3.6%포인트 증가했고 현재의 전반적인 소비생활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한 사람 비율도 15.4%로 2년 전 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19세 이상 가구주 중 “1년 전 보다 가구소득이 증가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 역시 18.9%로 2년 전 보다 2.1%포인트 높아졌고, “가구부채가 감소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도 11.5%로 2년 전 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내년 가구의 재정상태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도 26.5%로 2년 전 보다 3.7%포인트 높아졌다.

2017 사회결과조사

2017 사회결과조사

본인을 중간층이라고 생각하는 인구의 비율은 57.6%로, 2년전보다 1.1%포인트 높아졌고 하류층이라는 답변 비율은 41.3%에서 39.7%로 낮아졌다. 상류층이라는 답변의 비율은 2.2%에서 2.7%로 높아졌다.

2017 사회결과조사

2017 사회결과조사

 “노력하면 본인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2.7%로 2년 2전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자식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한 비율은 29.5%로 2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③청년층 공공 선호 현상은 더 강화

  청년층의 공공 부문 취업 선호 현상은 더 강해졌다. 13~29세 청년층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은 국가기관(25.4%),공기업(19.9%),대기업(15.1%)의 순서였다. 2년 전보다 국기기관은 1.4%포인트, 공기업은 0.4%포인트 높아졌지만 대기업은 3%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부경험(26.7%)이 있거나, 향후 기부 의사(41.2%)가 있다고 답한 인구의 비율은 지속적인 하락 추세였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7%)가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고 응답한 인구 비율은 26.5%로, 2년전보다 6.8% 포인트나 상승했다. 국내 여행 상승폭(3.9%포인트)보다 더 높은 수치다. 종이신문과 인터넷 신문에 관계없이 신문을 보는 인구는 70%였다. 종이신문을 본다는 응답비율은 34.5%, 인터넷신문을 본다는 응답 비율은 89.5%였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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