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제대로 크려면 엄마와의 애착 끊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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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수련 한스아동상담센터 원장

이수련 한스아동상담센터 원장

너도나도 부모와 아이 사이의 ‘애착’, 특히 자식과 엄마간의 ‘유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요즘 ‘엄마의 사랑을 잃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프랑스 파리7대학 정신분석학 박사 출신인 이수련(사진) 한스아동청소년상담센터 원장이 쓴 『잃어버리지 못하는 아이들』(위고)이다.

이수련 한스아동상담센터 원장 #“아이 스스로 자기 길 가게 돕길”

이 원장은 책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어른 1, 2, 3의 역할이 있다고 밝힌다. 어른 1은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어른으로 주로 엄마, 2는 엄마와 아이 사이에 나타나는 어른으로 주로 아빠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어른3은 아이 스스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아이를 지식체계에 접목시켜주는 역할로 대부분은 학교 선생님이다. 어른 1, 2가 반드시 생물학적 엄마, 아빠여야만 하는 건 아니다. 아이가 가장 먼저 마주치는 어른, 그 어른과 아이 사이에 나타나는 어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이 원장은 강조한다.

그는 “한국에선 부모와 자식, 특히 엄마와 아이 사이의 애착 관계가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며 “아이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자신을 버리는 것, 즉 잃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엄마·아빠와 같은 다른 어른도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사랑을 잃어버리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책 출간을 앞두고 젊은 육아맘들과 여러 차례 대화를 가졌다. 처음에 애착을 떼내야 한다는 주장에 의아해 하던 육아맘들은 결국 자신과 아이들의 분리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이 원장은“책은 엄마·아빠가 아이를 키우는 데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어른들을 위한 책에 가깝다”며 “어른들이 각자 자리에서 무엇을 할지를 잘 결정할 때 아이도 스스로 자기 길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글=이가영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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