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X-머스 이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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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포근한 날씨속 조용하고 차분한 성탄전야. 까닭없이 들뜨고 흥청거리기 일쑤였던 지난날과는 달리 성탄전야인 24일 서울·명동과 영동·이태원등 번화가·유흥가에는 초저녁에만 평소보다 2∼3배 가량 많은 인파가 몰렸을 뿐 밤10시가 지나면서 대부분 귀가하고 차량통행도 줄어 거리는 눈에 띄게 한산했다.
서울명동은 하오8시쯤 최대인파 5만여명 (경찰추산)이 몰려 북적거렸으나 자정이 되기전에 대부분 귀가했고 예년과 달리 명동파출소에는 단1건의 사건사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명동성당에서는 이날 밤 4천여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김수환추기경집전으로 자정미사가 열렸다.
김수환추기경은 이날 미사에서 특별강론을 통해 『축제의 새벽이 동트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욱일승천하듯 민주화의 새날이 밝아오지 않았다해서 좌절해서는 안되며 우리가 바라는 민주화는 민주주의 제도라기보다 인간화』라고 전제, 『정치적 민주화가 비록 많은이들의 뜻대로 충족되지 않았다해서 인간의 존엄성에 따른 참인간이 되는일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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