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신장암 수술, 로봇·복강경 안전성 차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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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정인갑 교수팀 

미 스탠퍼드대·하버드대 공동 #신장암 환자 2만3753명 분석 #합병증 발생률 0.3%포인트 차

신장암 환자의 신장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에서 로봇수술의 안전성이 복강경 수술과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장 절제술은 종양이 커 신장 보존술이 불가능한 신장암 환자의 표준치료법으로 통한다. 신장 전체 절제술에서 로봇수술이 처음 도입된 것은 약 10여 년 전이다. 이후 로봇수술은 복강경을 대신하는 수술로 많이 채택돼 왔다. 그러나 그동안 수술법을 비교하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는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의 안전성을 비교한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정인갑 교수가 미국 스탠퍼드대·하버드대 교수팀과 협력해 진행했다. 정 교수팀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내 416개 병원에서 로봇 혹은 복강경으로 신장 전체 절제술을 받은 환자 2만375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주요 데이터에는 환자의 수술법과 합병증 발생 여부, 수술 및 입원 기간, 비용 등이 포함됐다.

조사에 포함된 환자 중 1만8573명은 복강경 수술을 받았고, 5180명은 로봇수술을 받았다. 2003년 전체 수술의 1.5%에 불과하던 로봇수술은 계속 증가해 2015년 27%를 차지했다. 이때 처음으로 복강경 수술의 비율을 앞섰다. 개복 수술의 경우 수술 건수가 약간 줄어들었지만 계속 40% 이상을 유지하며 두 수술보다 많이 이뤄졌다.

합병증은 로봇수술과 복강경 수술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 중 3.5%,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 중 3.8%에서 심부전이나 패혈증 같은 주요 합병증이 나타났다.

장기 입원하는 환자 비율도 큰 차이가 없었다. 4일 이상 장기 입원한 환자의 비율은 로봇수술의 경우 24.2%, 복강경 수술은 24.7%였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재 신장 전체 절제술에서 활발히 시행되는 로봇수술법이 기존 복강경 수술과 비교했을 때 수술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로봇수술의 비용이 더 비싸고 수술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었지만 향후 로봇수술이 더 보편화하고 저렴한 의료 로봇이 보급된다면 이 문제는 서서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장암 수술 중에서 신장의 일부만 잘라내는 부분 절제술이나 전립샘암 절제술은 로봇수술이 복강경 수술보다 더 쉬워 효과적”이라며 “수술을 앞둔 신장암·전립샘암 환자는 의사와 상의한 후 자신의 질환과 상태에 따라 더 적절한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지인 ‘JAMA(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10월호에 실렸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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