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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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힘들다면, 포기하지 말고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를 보고 극복해보자.

'야구를 사랑하는 심리학자' 김수안은 "실패는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열쇠다. 실패는 우리가 더 나은 존재로 탈바꿈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한국 야구의 전설' 박정태와 김종모, 송진우, 김용수 등을 인터뷰해 이들이 슬럼프를 극복한 과정을 전한다. 저자는 야구 전설들의 극복 과정에서 활용한 네 가지 심리학적 자산을 분석한다.

첫번째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어떤 점이 문제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능력인 '메타인지'다. 박정태는 자신에게 4년에 한 번씩 슬럼프가 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피로가 쌓이고 자만하게 되면 슬럼프가 오게 된다고 생각해 3∼4년째가 될 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며 겸손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두번째는 행위 자체에서 얻는 만족감으로 그 행위를 반복하려는 심리학 용어인 '내적동기'다. 김종모는 고등학생 때부터 밤새도록 스윙 연습을 하면서도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야구가 즐거웠다고 한다. 슬럼프로 인한 고통보다 야구를 향한 열의가 슬럼프 극복의 한 요인이 된 것이다.

세번째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숙달목표'. 송진우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고 '하루하루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을 뿐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믿고 자기주도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인 '자기결정성'도 레전드의 슬럼프 극복에 도움이 됐다. 김용수는 남이 안 볼 때 더 열심히 훈련을 했는데, 자기에 대한 믿음이 분명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더 채찍질 했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 야구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야구선수의 멘탈과 심리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스리체어스. 192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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