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출당' 홍준표 대표가 최종 결정....오후에 기자간담회 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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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처리를 논의하기 위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가 3일 열렸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처리를 논의하기 위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가 3일 열렸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결정을 홍준표 대표에게 맡기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홍 대표에게 위임하고 결론은 내지 않았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 제명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가질 것이라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홍 대표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주장해왔다.

 강효상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회의가 오전 9시 25분부터 비공개로 들어가 10시 45분까지 1시간 20분 동안 홍준표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했다"며 "최고위원들 말씀을 잘 들었고 오늘 중으로 숙고를 내려 홍 대표 책임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오늘 회의의 결론"이라고 했다.

 하지만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오늘 결론은 안 냈다. 홍 대표가 오늘 최고위원들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숙고해서 앞으로 본인이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숙고하는 건 좋은데 혼자 스스로 결정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는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홍 대표를 비롯한 정우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9명의 최고위원이 속속 모였지만, 웃음기는 사라진 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막상 공개회의에선 ‘박근혜 출당 ’여부는 누구도 거론하지 않았다. 홍 대표는 북핵을 언급했고, 정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문제 삼았다. 김 정책위의장은 퍼주기 예산을 우려했으며 이철우 최고위원은 홍종학 임명의 부당함을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최고위원이 3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문제를 논의한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태흠 최고위원이 3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문제를 논의한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 시작 전부터 홍 대표 측과 친박계 간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성명서를 내고 “오늘 당 최고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안 처리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당헌 당규에 따라 표결로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표결이 어렵다면 다음 최고위로 연기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표결로 의결하지 않을 경우 절차상의 결격으로 결과의 정당성도 부정되고 심각한 당내 갈등과 법적 분쟁만 낳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홍 대표는 전날 3선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가진 뒤 취재진에게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에 대해서는 (제명이) 내일 끝난다”며 “원칙대로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이처럼 양측이 표결 여부를 두고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놓는 것은 당헌·당규에 대한 해석차서 비롯한다. 당초 한국당 윤리위는 2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 문제는 이후다. 홍 대표 측은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사람은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의결 없이 바로 제명 처분한다”는 윤리위 규정 21조 3항을 근거로 든다. 즉 최고위에서 의결할 필요 없이 ‘자동 출당’이라는 주장이다. 논의가 아닌 ‘보고 사항’일 뿐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을 마친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을 마친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친박계는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위원회 의결 후 최고위 의결을 거쳐 확정한다”는 윤리위 21조 2항을 토대로 반박한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3항에도 ‘제명한다’가 아니라 ‘제명 처분’이다. 그렇다면 처분은 최고위에서 결정해야 한다. 의결이 안 된다면 결국 표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최고위 9명 중 박근혜 출당 찬성은 4명(홍준표, 이철우, 이종혁, 이재영) 반대는 4명(정우택, 김광림,  김태흠, 이재만), 유보 1명(류여해)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민우·안효성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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