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이 ‘로펌도 그만두고 어떻게 해요’ 걱정하시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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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노인의 날 기념 전국 어르신들과의 오찬 행사에 참석하며 배우 송재호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오른쪽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판에 들어오고 있는 채명성 변호사. 사진공동취재단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노인의 날 기념 전국 어르신들과의 오찬 행사에 참석하며 배우 송재호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오른쪽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판에 들어오고 있는 채명성 변호사.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변호한 채명성 변호사가 31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탄핵 심판과 형사 재판 과정을 밝혔다. 채 변호사는 “저는 북한 인권과 통일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관련 활동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박 대통령께서 다른 건 몰라도 이 분야는 진정성 있게 잘 한다고 생각해 왔다. 북한인권법 통과에도 대통령이 음으로 양으로 힘 많이 쓴 걸로 알고 있다. 탈북자 문제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많이 보고 들었다. 이런 부분까지 통째로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건 막아야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했다”며 변호를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수임료) 액수를 밝힐 수는 없고… 탄핵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무렵 대리인단과의 회의가 있었는데 박 대통령께서 한명씩 인사를 하던 중 제 손을 잡고 ‘로펌도 그만 두고 어떻게 해요’라고 걱정하시더라”며 “처음에 가까이 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조금만 친해지면 잘 해주시고 상냥하시다. 배려심도 많다”고 밝혔다. 채 변호사는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으면서 로펌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고 불린 사람 중 두 사람은 구속은 커녕 기소도 안됐다. 최근에서야 국정조사 증인 불출석 혐의로 기소됐다고 들었다. 탄핵 심판 때 변호인들이 그들에게 증언을 좀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끝내 나타나지 않더라. 정치권도 마찬가지고... 전직 수석 등 몇몇 분들은 형사재판 내내 항상 방청석에서 자리를 지켜주셨고 여러 가지로 도와주려 애쓰셨다”고 전했다.

 그는 “후회는 없다. 그걸 하지 않았으면 평생 찜찜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배우고 느낀 점도 많다. 그 동안 살면서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많이 보게 된 것 같다. 탄핵사건, 형사사건을 함께했던 변호사님들 모두 훌륭한 분들이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 다들 나름의 최선을 다하셨다. 탄핵사건을 함께 했던 변호사님 몇 분과는 지금 법무법인도 같이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감사한 일이다. 이제는 변호사로서도 새로운 출발을 해볼 각오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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