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아들 흡연하는 걸 본 '골초 아빠'의 참교육

중앙일보

입력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의 흡연 사실을 안 아버지의 특이한 교육법이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본문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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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들이 흡연을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에 따르면 아내는 어느 날 "이웃집 아주머니가 아들의 흡연을 목격했다"고 작성자에게 말했다.

아내는 이 소식을 듣고 아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작성자의 퇴근만 기다렸다.

작성자는 "그 전부터 언론이나 인터넷 등을 보며 '설마 내 아들은 흡연을 안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직접 아들이 흡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힘이 빠졌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주민등록증 나오는 날 식구 모두와 함께 부산 자갈치시장에 가서 아들에게 소주 한 잔을 따라 주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이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본문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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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의 아버지는 작성자가 주민등록증을 받은 날 자갈치시장에서 소주 한 잔을 직접 따라주셨다. 이 감동을 그대로 아들에게 물려주려 한 것이다.

아들과 함께 카페를 찾은 작성자는 아들에게 넌지시 흡연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은 당황한 듯 핑계를 댔고, 작성자는 아들의 말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작성자는 고심 끝에 아들에게 "아빠는 네가 주민등록증 나온 날 네 할아버지처럼 자갈치 시장에 가서 소주 한 잔 사주려고 했다"며 주머니에 있던 담배를 꺼내 모두 부러뜨린 뒤 쓰레기통에 버렸다.

주민증. 이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본문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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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네가 주민등록증이 나온 날부터 담배를 피우든, 술을 마시든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연을 마친 작성자는 "내가 중학생일 때 흡연하다 아버지에게 걸린 적이 있다. 그리고 혼내는 대신 주민등록증이 나오는 날까지 같이 금연, 금주하셨다. 나도 아들이 주민등록증 나오는 날까지 금연과 금주할 것이다"라며 글을 맺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멋진 아버지다. 앞으로 힘내길 바란다" "아들이 복받았다" "나도 아빠지만 멋진 대처 보고 배워간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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