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홈런' 오재일 "4번째 홈런, 나도 어이가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번째 홈런을 날렸을 때는 어이가 없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일이 신들린 타격감을 자랑했다.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한 경기에서 무려 4홈런을 쏘아올렸다.

오재일, 이기분 광주까지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1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 초 1사 1루 두산 오재일이 2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17.10.21   ima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오재일, 이기분 광주까지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1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 초 1사 1루 두산 오재일이 2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17.10.21 ima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오재일은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3승제) 4차전에서 홈런 4방을 쏘아올리는 등 4타수 4안타(4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6회부터 8회, 9회까지 3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로써 오재일은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최다홈런·최다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홈런·7타점이었다. 3연타석 홈런도 포스트시즌 최초 기록이다.

0-1로 지고 있던 3회 초 2사 주자 1,3루에서 오재일이 타석에 들어섰다. 오재일은 상대 선발 정수민의 초구 포크볼(시속 132㎞)이 한복판으로 들어오자 통타해 장외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오재일은 전날 3차전에서 솔로포를 터뜨린데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구가 아치를 그리는 사이 시야에서 사라져 홈런인지 파울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NC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홈런 여부를 결정해주는 노란 폴대 안쪽으로 타구가 넘어간 걸로 확인됐다. 비거리 130m. 이 홈런에 힘입어 두산은 3-1로 경기를 뒤집었다.

오재일은 NC가 5회 말에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자, 바로 다음 공격에서 또 아치를 그렸다. 4-4로 팽팽히 맞선 6회 초 2사 1,2루에서 오재일이 NC 세 번째 투수 이민호를 상대로 포크볼을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8-4로 앞선 8회 초 오재일은 또 홈런을 날렸다. 1사 주자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재일은 상대 투수 김진성의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백스크린을 맞추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이어 9회 초에도 2사에서 임창민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바로 앞서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 들어오던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은 오재일은 4번째 홈런을 보고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오재일은 경기 후 "오늘은 이상하게 내가 직구를 생각하면 직구가, 변화구를 생각하면 변화구가 들어왔다. 사실 2홈런까지는 하나 더 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3홈런을 쳤을 때는 아무 생각이 안 들었고, 4홈런째를 쳤을 때는 어이가 없었다. 한 경기에서 4개 홈런을 친 건 야구 인생 처음"이라며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한 게 잘 통했다. 연습했던 자세대로 친 첫번째 홈런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오재일의 맹타에 힘입어 두산은 14-5로 대승, 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오재일은 플레이오프 4경기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타율 0.600(15타수 9안타), 5홈런, 12타점, 8득점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5홈런으로 '국민 홈런왕' 이승엽(은퇴)의 기록도 뛰어 넘었다. 이승엽은 1999년에 4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런 맹활약으로 오재일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44표 중 28표를 얻어 동료 함덕주(13표), 김재환(2표), 민병헌(1표)을 압도적인 표 차로 따돌리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상금은 300만원.

창원=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