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얌체짓'… 중국인 한국서 31억 건보 혜택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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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외국인이 90만명에 육박해 10년 전보다 2.4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이 절반 이상이다.

일부 외국인은 국내에서 고가의 신약을 처방받기 위해 단기로 건강보험 자격을 취득하는 것으로 추정돼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본문의 내용과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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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에는 중국인 266명이 고가의 C형간염 신약을 건강보험으로 처방받아 공단이 31억 원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C형간염의 경우 쉽게 감염되는 일상적인 질병이 아닌 만큼 고가의 신약을 값싸게 처방받으려 일부러 입국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훈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건강보험 적용인구는 2008년 35만 5524명에서 올해 8월 말 87만 282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44만 723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베트남이 7만 8351명, 미국 3만 2019명 순이었다.

건강보험 적용 외국인이 증가한 데 따라 재정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 중국인은 단 한 차례 진료를 받고 고가의 고혈압을 처방받아 사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본인부담금은 654만 9000원이었으나 공단 부담금은 1528만 2000원이나 했다.

특히 가격이 비싼 C형간염 신약의 경우 지난해에만 266명의 중국인이 혜택을 받았다. 이들은 12억 8472만 원의 본인부담금을 내고 진료를 받은 뒤 공단이 30억 8960만 원을 부담했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2017.10.17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2017.10.17 [연합뉴스]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 1만 3400명의 외국인이 C형간염 진료를 받고 공단에 부담시킨 돈만 189억 원이다.

김상훈 의원은 "최근 외국인들이 건강보험 자격을 단기간 취득한 뒤 고가의 약을 집중 처방받거나 가족을 피부양자로 올려 저렴하게 진료를 받는 사례가 있다"며 "외국인 건강보험 보장이 적절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더불어 '외국인전용 건강보험제도'를 별도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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