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알고나면 진짜 무서운 남녀 힘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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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운동도 꾸준히하고 테니스를 좋아하며
보통 악력이 39가 나오는 20대 여자야

※여자가 악력 39면 소방공무원 체력검정기준 상 만점에 해당

초등학교 때, 난 여자 팔씨름 1등이었어
그래서 당연히 내가 남자애랑 팔씨름했을 때
이길 줄 알고 기세 등등해서 팔씨름을 했어

그런데 8초도 못 버티고 졌어
그때 엄청 당황하고 충격 먹었어

심지어 상대 남자애는
남자 팔씨름 1차에서 진 애 중에 한 명이었거든

다들 한 번쯤은 남자애들
팔뚝이나 등짝에 스매싱 날리잖아
그럴 때 보면 남자애들은 표정만 찡그리고
다 받아주면서 장난치잖아

근데 어느 날 한 남자애가
장난치다가 여자애 팔을 때렸는데 우는거야
남자애가 막 엄청 세게 때린 것 같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그런데 양호실 가니깐 팔에 초록색 멍이 들어있더라
진짜 딱 한대 때렸는데
그 남자애는 덩치도 작고 키도 그 여자애보다 많이 작았어

중학교 악력 잴 때, 여자애들은 30 넘는 애가
나랑 한 명 빼고 다 30이하였는데
마른 남자애들도 40~50은 다 나오더라

진짜 남녀차별이 아니라
진짜 신체적인 차이가 큰 거 같아

자기를 너무 믿으면 안 돼
나보다 키 덩치 작아 보이네 이길 수 있겠지
호신용품으로 되겠지
이런 믿음 버려야 돼

무조건 도망가는 게 답이야

실제 소방공무원 체력시험 평가점수를 봐도
남녀의 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루터란 대학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상체 힘은 남성의 25%에서 55%로
저항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상체 힘만 놓고 보면
성인 남성이 12살짜리 소년을 다루는 수준과 비슷합니다
어린아이 사탕 뺏기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죠

그러니 여성들이 남성 범죄자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압도적 힘의 차이를 경험한 여성들은
죽음의 공포에 짓눌립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가
성폭행 피해 여성 29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 중 70%가 성폭행 당시 상당한 수준으로 ‘긴장성 부동’을 겪었습니다

‘긴장성 부동’이란 단순한 마비가 아닙니다
죽음의 공포처럼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아예 굳어버리는 현상으로
토끼가 목욕 때 꼼짝하지 않는 모습이 대표적입니다

압도적 힘의 차이와 공포감 앞에서
성폭행 피해자에게 왜 도망치지 않았냐,
왜 소리를 지르지 않았냐고 묻는 건
이 때문에 어리석고 폭력적인 질문일 수 있습니다

범죄에 대한 여성들의 상상 이상의 공포,
여사친들이 장난에 ‘오바 엄살’한 이유
이제 조금은 아시겠죠?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제작:  오다슬 인턴 oh.da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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