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구태 양당제를 가져올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희생자라는 자기최면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취임 100일, 정의당 창당 5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다.
이정미 대표는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희생자라는 자기최면에 빠진 것 같다”며 “노골적인 옥중 정치투쟁으로 분열과 극한대립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도 그렇게 옥중투쟁을 했지만 결국 죗값을 치러야 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네 번째로 수감되는 전직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5년 죗값을 치르지 않은 것일 뿐, 죄가 없는 게 아니다. 밀린 이자는커녕 원금도 못 내겠다는 뻔뻔함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 대표는 "명분 없는 보수통합 논의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이는 박근혜 없는 친박정당 만들기, 구태한 양당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을 위한다며 한목소리를 내지만 실상은 자기 세력의 덩치 키우기에 골몰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말뿐인 협치가 아니라 개혁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면서 ‘민생개혁입법연대’를 제안했다. 대선 때 각 정당의 공약 중 공통공약부터 정기국회서 실현해나가자는 취지다. 이 대표는 “한국당을 제외하고 4당이 실업부조 도입 등 실업 안전망 개혁,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선거권 18세로 인하, 선거제도 개혁을 공약했는데 힘을 모으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향후 정의당의 중점 과제로는 노동 정책의 재설계를 내놨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기준만으로 나뉠 수 없는 노동자가 많아졌는데 이들을 보호하는 법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또 “지방선거에서 여성후보자 비율을 30% 이상으로 만들고, 정의당의 지지기반인 장애인과 성소수자 후보들이 직접 선거에 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은 21일 창당 5주년을 맞는다. 이 대표는 “모든 정당이 과거를 가지고 싸우고 있지만 정의당은 적폐청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미래와 경쟁하는 정의당’을 기본 방향으로 삼겠다”고 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