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대표 "박근혜, 희생자라는 자기최면에 빠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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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대표 만찬 회동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대표 만찬 회동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구태 양당제를 가져올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희생자라는 자기최면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취임 100일, 정의당 창당 5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다.

이정미 대표는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희생자라는 자기최면에 빠진 것 같다”며 “노골적인 옥중 정치투쟁으로 분열과 극한대립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도 그렇게 옥중투쟁을 했지만 결국 죗값을 치러야 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네 번째로 수감되는 전직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5년 죗값을 치르지 않은 것일 뿐, 죄가 없는 게 아니다. 밀린 이자는커녕 원금도 못 내겠다는 뻔뻔함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 대표는 "명분 없는 보수통합 논의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이는 박근혜 없는 친박정당 만들기, 구태한 양당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을 위한다며 한목소리를 내지만 실상은 자기 세력의 덩치 키우기에 골몰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말뿐인 협치가 아니라 개혁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면서 ‘민생개혁입법연대’를 제안했다. 대선 때 각 정당의 공약 중 공통공약부터 정기국회서 실현해나가자는 취지다. 이 대표는 “한국당을 제외하고 4당이 실업부조 도입 등 실업 안전망 개혁,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선거권 18세로 인하, 선거제도 개혁을 공약했는데 힘을 모으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향후 정의당의 중점 과제로는 노동 정책의 재설계를 내놨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기준만으로 나뉠 수 없는 노동자가 많아졌는데 이들을 보호하는 법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또 “지방선거에서 여성후보자 비율을 30% 이상으로 만들고, 정의당의 지지기반인 장애인과 성소수자 후보들이 직접 선거에 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은 21일 창당 5주년을 맞는다. 이 대표는 “모든 정당이 과거를 가지고 싸우고 있지만 정의당은 적폐청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미래와 경쟁하는 정의당’을 기본 방향으로 삼겠다”고 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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