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적립식 투자, 타이밍 아닌 타임이 중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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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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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 투자는 저금리 시대에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이다. 또한 변덕이 심한 증시에서 살아남는 수단이기도 하다. 적립식 투자의 원리엔 시장이 언제 좋고 나쁠지 인간이 알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래서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투자하되 주가가 쌀 때는 많이, 비쌀 때는 적게 사서 시장 위험을 분산시킨다.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이른바 ‘코스트 에버리징(cost averaging, 정액 분할 매입)’ 기법이다.

매입단가를 낮추려면 쌀 때 많이 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식적으로 시장이 침체해야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상식의 역설이 판을 친다. 주가가 좋을 때 적립식 투자를 시작했다가 시황이 나빠지면 불입을 중단하거나 상품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함은 물론이다.

적립식 투자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시장을 예측하고자 하는 ‘타이밍(매매시점)’이 아니라 ‘타임(시간)’에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시간 투자, 즉 장기 보유가 꼭 수익을 보장한다기보다 보유한 펀드를 좋은 가격에 팔 기회를 여러 차례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중간에 손실이 나더라도 납입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손실은 곧 시장의 침체를 의미하므로 오히려 공격적으로 사들어가야 한다. 손실을 보더라도 두 눈을 질끈 감고 뚝심 있게 나아가야 적립식 펀드로 승부를 낼 수 있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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