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숨겨둔 딸' 논란] '생모의 친언니' 새로운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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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딸을 낳은 것으로 알려진 김모(사망)씨의 친언니인 서울 모 대학 아동학과 교수 김모(63)씨는 20일 "1975년께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동생은 70년 7월 딸을 낳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이날 연구실로 찾아간 기자에게 "내가 확인해 줄 의무는 없다"며 완강히 인터뷰를 거절하다가 30분쯤 뒤 어렵게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는 "68년 독일로 유학 갔다가 73년 한국으로 돌아왔다"면서 "이후 동생이 요정에 나갔다가 DJ와 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고는 정말 놀랐고 겁도 났다"고 밝혔다. 그는 "동생이 70년대에 중앙정보부에도 몇 번이나 끌려갔지만 DJ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동생이 배 속에 있는 딸을 지우기보다는 낳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면서 "그 분을 너무나 사랑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여관에서도 많은 얘기를 나누는 등 재미있게 연애했다고 들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이어 "2000년 6월 동생이 자살한 뒤 김 전 대통령의 지인인 무기중개상 조풍언씨가 장례식에 왔었다"면서 "가족들이 조씨를 향해 '누구냐'고 수군대자 조카가 '아저씨'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동생의 자살 배경에 대해 "김 전 대통령에게 딸을 호적에 올려 줄 것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자 죽기로 결심한 것 같다"면서 "당시 김 전 대통령이 노벨상을 타기 직전이어서 그쪽 사람들이 입을 막으려고 좀 심하게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동생이 오전 3~4시쯤에도 느닷없이 전화를 걸어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했으며, 자살하기 전날 밤에는 크게 신경질을 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김모(35)씨는 자신의 집에 머물며 일절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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