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이 놓고 온 개성공단 설비 무단 사용하며 "상관 말라"는 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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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물품을 실은 화물차량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고 있다. [중앙포토]

북측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물품을 실은 화물차량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2월 개성공단이 갑자기 폐쇄되면서 기업인들은 설비나 차량 등을 그대로 두고 왔다. 그런데 북한이 우리 기업들의 자산인 이 공장을 무단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상 시인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6일 "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공업지구에서 무슨 일을 하든 누구도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며 "공장들은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개성공단 내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민족끼리'가 언급한 '공업지구'와 '공장'은 개성공단 내 의류 공장으로 내수용과 중국 수출용 의류를 생산하는 곳으로 추정된다.

개성공단 폐쇄 600일(10월 1일)을 앞둔 지난달 28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 [연합뉴스]

개성공단 폐쇄 600일(10월 1일)을 앞둔 지난달 28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 [연합뉴스]

앞서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안에 있는 19개의 의류공장을 은밀히 가동, 내수용 의류와 중국에서 발주한 임가공 물량 등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개성공단에 있던 우리 측 차량 100여대가 사라진 모습을 담은 위성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해 2월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한 가운데 당시 북한은 공단 내 남측 기업 자산을 모두 동결하고 북한이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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