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바른정당 통합 군불 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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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파 3선 의원들이 27일 오후 여의도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보수우파 통합 추진위원회’ 구성을 추진키로 했다.

3선 의원 모임서 "통합추진위 구성키로 "

이철우 한국당 의원은 이날 회동을 마친 뒤 “보수 우파 통합 추진위 구성 문제를 놓고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 11일 다시 만나 의논하기로 했다”며 “나와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 둘이 사전 조율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김영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대안 없는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반성하고 수권세력으로서 거듭나기 위해서 힘을 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내일(28일)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 이날 모임의 결정 사항을 알려 향후 통합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이혜훈 전 대표가 지난 6일 금품수수 혐의로 당 대표직을 물러난 뒤 주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양당 3선의원 23명 중 한국당에서 이 의원과 홍일표, 김성태, 권성동, 강석호, 유재중, 여상규, 이명수 의원이 참석했다. 바른정당에서는 김 의원과 이종구, 황영철, 김용태 의원이 참석했다.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

양측의 통합 행보가 탄력을 얻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일단 충분한 당내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한국당에서 모임에 초대된 3선 의원은 총 16명인데 8명만 참석했다. 이중 김성태, 권성동, 여상규, 홍일표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가 대선을 앞두고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입당한 이른바 ‘복당파’다.
바른정당도 3선 의원 7명 중 4명만 참석했다. 이종구, 황영철, 김용태 의원은 이전부터 당내 ‘통합파’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왔다. 이날 모임에 불참한 김세연 바른정당(3선) 정책위의장은 “아직 자유한국당이 달라진 모습이 없는 상황에서 그런(통합) 논의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적절한 지 모르겠다. 통합 논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리고 말했다.

통합 모델도 여전히 미지수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김영우 의원은 “아직 구체적인 단계를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바람직한 것은 당대당 통합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고, 그것이 어렵다면 제3지대에서 모이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 측에서는 당대당 통합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우세하다.
홍준표 대표는 물론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에 대해서 “당대당 통합은 없다. 개별 입당만 허용할 수 있다”고 수 차례 공언해왔다.
반면 바른정당 내 상당수 의원들은 “개별 입당을 하느니 어렵더라도 지방선거 때까지 버틴 뒤 그 때 가서 보수 통합 움직임을 다시 모색해 보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바른정당의 전당대회가 11월 13일로 예정된 만큼 통합추진위원회 측은 어떻게든 그 이전까지 통합 작업을 완료하려 할 것”이라며 “추석 민심과 한국당의 친박 청산이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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