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조선업계 처음으로 정규직·비정규직, 생산직·사무직 구분 없는 하나의 노동조합이 탄생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는 사내하청 비정규직과 사무직 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노조 규정을 바꿨다고 27일 밝혔다. 정규직 노조가 규정을 변경해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을 허용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1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1사1노조' 찬성 여부를 묻는 투표를 했다. 대의원 132명이 참석, 이 중 88명(66.7%)이 찬성표를 던져 통과됐다. 노조 규정을 변경하려면 대의원대회에서 3분의 2(66.6%) 이상 찬성해야 한다. 앞서 두 번 같은 안건으로 투표를 했지만, 두 번 모두 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노조가) 4개로 쪼개지면서 조합원이 크게 줄어들어 사용자와 대등하게 교섭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졌다. 집행부는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1사1노조'를 해결책으로 제안해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몇 차례 파업했지만, 회사가 하청노동자를 더 많은 업무에 투입하면서 성과물을 내지 못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조합원들이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게 이번 일의 배경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