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조사위 출범…김상곤 “추진과정 명명백백 밝힐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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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5일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따져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첫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25일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따져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첫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따져볼 교육부 산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가 25일 공식 출범했다. 교육부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하고 제1차 정기회의를 열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 25일 출범 #김상곤 사회부총리도 참석해 철저한 조사 당부 #김 부총리 “국정교과서는 민주주의 훼손한 적폐” #“진실규명 없이는 교육부 신뢰 얻기 힘들어” 강조 #일관성 있는 조사 위해 아낌없는 지원 약속도 #위원회는 역사학자·법조인·교사 공무원 등 15명 #정책 결정·집행 과정, 예산 사용 위법행위 조사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출범식에 참석해 “지난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은 교육계가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과제”라며 “국민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철저히 무시한 채 교육부는 자신의 역할을 져버렸다”고 말했다.

 또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면서 “그동안의 추진과정을 냉철하게 복기하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부가 지난날의 과오를 밝히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진실규명 과정 없이는 교육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산하 위원회의 진상규명 활동이 셀프 조사라는 지적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부총리는 전 재산을 들여 친일연구를 한 임종국 선생의 일화를 예로 들며 “친일한 본인 아버지의 이름도 친일인물로 기록한 사례가 있다. 사실에 기초한 기준 이외 혈연, 지연 등 다른 것은 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위원회가 일관성 있는 조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 직원들의 참여도 호소했다. 김 부총리는 “진실규명 과정에서 나타난 과오는 직접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겠다”며 “교육부 가족 여러분은 주저하지 말고 위원회에 대승적 협조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회 수장을 맡은 고석규 전 목포대 총장도 참석했다. 고 위원장은 “‘괴물과 싸우는 자리면 그 과정에서 그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는가 보아야 한다’는 말처럼 항상 스스로를 돌아볼 것”이라며 “특히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의 재구성, 그리고 재발방지에 방점을 두고 철저히 규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을 공개한지 7개월 만에 진상조사를 하게 됐다. [중앙포토]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을 공개한지 7개월 만에 진상조사를 하게 됐다. [중앙포토]

 부총리 직속으로 구성되는 위원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절차적으로 위법 또는 부당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한다. 또 교과서 편찬 예비비 등 관련 예산의 편성과 집행이 적절했는지, 행정조직의 구성·운영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따져본다. 조사 결과 위법 사안이 발견되면 처리 방안을 심의하고, 향후 재발 방지 대책 연구까지 맡는다. 교육부는 또 조사 내용 등을 모두 모아 내년 2월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 백서(가칭)’를 낼 계획이다.

 조사위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대부분 외부 인사로 구성된다. 역사학자, 교원, 법조인, 시민단체 등 15명으로 꾸려진다. 하지만 외부 인사 대부분이 국정 역사교과서를 강하게 반대했던 사람들이라 편향 조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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