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현대차 부품지급으로 협력사 부도위기 일단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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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에 부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공장 가동 중단을 되풀이했던 베이징현대차 사태가 일단락됐다. 지난 봄부터 평균 4개월 가까이 밀려 있던 부품 대금이 14일과 15일에 걸쳐 대부분 지급됐기 때문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체계 배치 이후 판매량 급감과 대금 지급 연체로 인한 협력업체들의 항의성 납품 거부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던 베이징현대는 한숨을 돌린 셈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한중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는 14일부터 부품 협력사들에 그동안 밀린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베이징현대차 3공장. [예영준 특파원]

중국 베이징에 있는 베이징현대차 3공장. [예영준 특파원]

베이징현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어제 협력업체들에 미납 대금을 모두 지급했다”면서 “대금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차 협력업체에 이어 2차, 3차 협력업체까지 순차적으로 대금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한 2차 협력업체 대표는 “7월치까지 밀린 대금이 15일 입금됐고 나머지 8월치도 조만간 지급 예정이란 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베이징현대는 현지 한국 협력업체 120여 개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고, 중국 현지 업체까지 포함하면 1차 협력업체 수는 200여 개에 이른다. 2차와 3차 협력사까지 합치면 업체수는 4000개에 이른다.
현대차는 사드 갈등이 본격화된 지난 3월부터 판매량이 급감했다. 여기에다 ‘납품가 후려치기’를 요구하는 중국측 합작사인 베이징기차와 한국 현대와의 이견이 표면화되면서 협력업체에 밀린 대금은 평균 3.5개월 어치, 길게는 6개월치에 이르렀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지분을 반반씩 투자한 합작사로 현대차는 설계ㆍ 생산ㆍ판매를 담당하고 베이징기차는 재무를 맡고 있다. 따라서 부품사에 대금 지급은 베이징기차가 담당해왔다.
현지 부품업체 등에 따르면 베이징기차는 사드 보복 이후 실적이 나빠지자 일부 협력업체들에 납품가격을 25% 정도 깎아주면 밀린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납품가 인하 요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는 부품 공급선을 단가가 싼 중국 업체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도 했다. 이로 인한 대금 지금 연체 장기화로 협력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연쇄 부도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베이징현대 관계는 ”14일 협력업체들에 밀린 대금을 지급하면서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말 부품업체 베이징잉루이제의 납품 거부로 베이징(北京) 1∼3공장, 창저우(常州) 4공장 등 4개 공장의 생산이 수일간 중단된 바 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창저우 공장에 에어인테이크 부품을 공급하는 독일계 부품업체의 납품이 끊기면서 가동이 멈추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와 베이징기차는 다음달 베이징현대 설립 15주년 행사를 개최하며 파트너십을 다질 계획이다. 아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와 불화 끝에 합자 관계를 끝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이징=예영준ㆍ신경진 특파원 yyjune@joogngang.co.kr

평균 4개월치 밀린 임금 14~15일 대부분 지급 #협력업체들에 납품가 인하 요구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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