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만 되면 3억~4억 시세차익” 신반포 센트럴자이 168대 1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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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8·2 부동산대책’ 발표 후 서울 강남권에서 처음 분양한 아파트에 청약 수요가 대거 몰렸다. 정부의 전방위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8·2 대책 아랑곳없는 재건축 열풍 #분양가 인위적 인하로 ‘로또’ 인식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GS건설이 서초구 잠원동에 짓는 ‘신반포 센트럴자이’(신반포 6차 재건축)는 전날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8가구 모집에 1만6472명이 접수한 것이다. 올해 들어 분양한 단지 중 수도권 최고 경쟁률이다. 강남권에선 지난해 10월 분양한 ‘아크로 리버뷰’(신반포 5차 재건축, 평균 306대 1) 이후 경쟁률이 가장 높다. 단 5가구를 모집하는 전용면적 59㎡ C타입은 2550명이 몰려 510대 1을 보였다.

이 단지는 최저 분양가가 10억원대로 9억원을 넘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하다. GS건설은 “회사 신용으로 집단대출을 최대 40%까지 지원해 실수요자의 부담을 낮췄다”(임종승 분양소장)고 하지만 이외에도 규제가 많다. 서초구는 투기과열지구는 물론 투기지역으로 ‘이중 규제’가 적용된 곳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되고 분양권 전매도 입주 때까지 금지된다.

그런데도 ‘청약 열풍’을 보인 이유로 전문가들은 ‘저렴한 분양가’를 꼽는다. 이 단지는 분양보증 권한을 쥔 HUG의 압박에 시세보다 분양가(3.3㎡당 평균 4250만원)를 낮게 책정했다. 전용 84㎡ 분양가가 14억~15억원 선인데 인근 래미안 퍼스티지의 같은 면적 시세는 18억5000만~19억원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당첨만 되면 3억원 이상은 번다”는 말이 퍼졌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면서 주변 단지와의 가격 차이가 벌어져 시세 차익을 기대한 수요가 몰렸다”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로 인해 강남권에서 주택 공급이 줄 것이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분양대행회사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로 사업이 중단되는 단지가 잇따를 수 있는 만큼 희소성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청약 규제를 피하려는 ‘막차 수요’도 한몫했다.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전용 85㎡ 이하일 때 가점제 75%, 추첨제 25%가 적용된다. 그러나 이달 중 ‘주택 공급 규칙’이 개정되면 85㎡ 이하 주택의 가점제 비율은 100%로 늘어난다. 따라서 무주택 기간이 짧은 수요자나 1주택 소유자가 규제 강화 전 청약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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