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증 감염 신고가 급증하고 있어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레지오넬라증 신고 건수는 모두 120건으로 8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전체 레지오넬라증 신고·사망 건수(128건, 사망자 8명)에 육박한다. 올해 신고된 레지오넬라증은 모두 각각 다른 장소에서 발생했다. 한 곳에서 2명 이상 환자가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
레지오넬라증 8월까지 120건 발생, 8명 사망 #지난해 128건 신고…6년 새 4배 이상 증가 #나이 많은 남성, 암·당뇨병 환자 특히 위험해 #냉각탑 수·온천수 등 고인 물 청소 ·소독해야
레지오넬라증은 냉각탑 수·목욕탕·급수시설 등 고인 물에 레지오넬라균이 감염된 후, 이 물이 분사되면서 인간의 호흡기로 들어가 발생한다.
레지오넬라증은 증상에 따라 레지오넬라 폐렴과 폰티악 열로 나뉜다. 공통적으로 발열·두통·기침·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폰티악 열은 감염 후 2~5일이 지나면 대부분 자연히 낫는다. 반면 레지오넬라 폐렴은 다른 합병증을 일으켜 감염 후 사망할 확률이 약 10%에 달할 만큼 치명적이다.
레지오넬라증은 ▶남성 ▶50세 이상 ▶평소 질환을 앓는 환자가 특히 잘 걸린다. 질병관리본부가 2011~2016년 발생한 레지오넬라증 사례 266건을 분석한 결과 남성 190건(71.4%), 50세 이상 218건(82.0%), 기저질환(당뇨병·암·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이 있는 경우 214건(80.5%)으로 나타났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레지오넬라균은 여름철 가동하는 냉각탑뿐 아니라 병원·공동주택 온수, 목욕탕 욕조수 등에도 서식한다"며 "이런 급수 시설을 정기적으로 청소·소독하는 게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라 강조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