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회담, 與 "성공적" vs 野 "무능한 외교"…엇갈린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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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러 단독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톡=청와대사진기자단]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러 단독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톡=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6일(현지시간) 정상회담과 관련해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성공적인 회담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야당인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은 "기대 이하의 무능한 외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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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의 공동번영과 대북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이고 긴밀한 공조를 확인한 성공적인 회담이었다"면서 집권여당으로서 문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면서 "앞서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 협조를 요청한 것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협조를 요청하며 대북 제재와 압박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혹평을 내놨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한·러 정상회담에서 북한 도발과 관련, 러시아에 강도 높은 제재를 요청했으나 결국 거절당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전문성과 경험 없는 '친문(친 문재인)'인사를 미·중·일·러 4강 대사로 인선하는 등 외교 무능을 가속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일관성도 없고 성과도 없는 실망의 연속"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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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국내 여론에 떠밀린 '제제 언급'만으로는 러시아를 설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제재보다 대화를 선호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며 "문재인 정부처럼 국내 여론에 휩쓸려 뒤늦게 안보리 제재를 얘기하는 수준으로는 러시아를 움직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설득도 진정성과 절박함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번 정상회담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앞서 문재인 정부 취임 후 보여준 4강 외교 전개 과정을 봤을 때 이번 한러정상회담에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역시 이번 정상회담 성과도 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압박과 제재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일 한러 정상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요청한 북한의 6차 핵실험 등과 관련해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유엔 안보리 차원의 초강경 제재에 협조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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