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시인한 모철민 전 수석, 주불대사 사표 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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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철민 전 주불대사. 모 전 대사가 지난 1월 25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모철민 전 주불대사. 모 전 대사가 지난 1월 25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시인한 모철민 주프랑스 대사가 제출한 사표가 전격수리됐다.

5일(현지시간) 외교가에 따르면 모 대사가 정권 교체 시의 관행에 따라 다른 대사들과 마찬가지로 제출한 사직서가 최근 청와대에서 수리돼 지난 3일부로 의원면직 처리됐다.

모 전 대사는 문화체육관광부 관료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교육문화수석을 역임했다. 그는 정권 차원의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특검에 소환된 데 이어,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과 지난 5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실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모 전 대사는 청와대 재직 당시 문화ㆍ예술계에 ‘차별적 지원’이 있었다면서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귀국한 모 전 대사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박준우 전 정무수석 등과 함께 곧 재판에 주요 증인으로 다시 출석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법정에 증인으로 수차례 출석요구를 받은 그가 대사직을 계속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직서를 수리한 것으로 보인다.  새 대사가 임명될 때까지는 차석인 여성준 공사 겸 총영사가 대사직을 대리해 업무를 볼 예정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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