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 민주당 입당하려고 조폭 동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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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호 거제시장. [중앙포토]

권민호 거제시장. [중앙포토]

권민호 거제시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동원, 반대 세력을 정치적으로 매장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자신을 조직폭력배 출신이라고 밝힌 장모(63)씨는 경남 거제시청 정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장씨는 "지세포에서 지심도로 가는 유람선 허가를 받기로 약속받고 그 대가로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핵심 세력 3명에게 기획적 향응을 제공하고 돈을 줘서 정치판에서 매장하라는 사주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22일 능포동의 한 주점에서 권 시장을 만나 이 같은 지시를 받았으며 이후 사주 대상인 3명에 대한 향응 비용은 전직 거제시의원을 통해 받았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현직 거제시의원 A씨와 전 도의원 B씨에게 지난 6월 1000만원씩을 건넸으며 민주당 관계자 C씨 등 3명에게 수시로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람선 허가를 내어주기로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장씨는 폭로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해 거제시의 한 관계자는 "권 시장과 장씨가 만난 적은 있지만 장씨가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오히려 권 시장이 장씨로부터 협박성 문자를 받는 등 협박을 당했다. 전과 17범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장씨가 거론한 A씨는 "수십 년 알고 지낸 사이여서 장씨와 함께 술을 몇 번 마신 적은 있다"면서도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오늘 중으로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B씨 역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지난달 31일 이미 장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경찰은 "고소가 들어온 건에 대해서는 일단 고소인을 시작으로 조사를 할 것"이라며 "(고소 외 사주설 등과 관련해서는) 내사 등 수사 방침이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향후 추이를 보고 수사 범위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시장은 2010년과 2014년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거제시장에 당선됐으며 제19대 대통령 선거 전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권 시장은 이후 민주당에 입당해 내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할 뜻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등 일각에서는 이를 반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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