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불나방 애벌레떼 아파트서 급속번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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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8단지 내 통행로에서 요즘 미국 흰불나방 애벌레(사진) 퇴치작전이 한창이다.

애벌레들이 가장 좋아하는 현사시나무와 플라타너스가 곳곳에 심어져 있는 데다 올해가 4년 주기로 번성하는 그들의 '4년 주기'라서다. 장대비가 그치기 시작한 25일 오전 길바닥은 희뿌연 애벌레들로 가득 찼다.

까치발로 걷던 주부 신원희(41)씨는 "나무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벌레들 때문에 외출할 때 우산을 가져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복도와 엘리베이터까지 애벌레들이 몇 마리씩 밀려들어와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호소했다.

이웃의 몇몇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때문에 관할 양천구청 공원녹지과엔 대책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전화가 하루에도 50여통 이상 걸려온다고 한다. 하지만 갑작스레 밀려든 애벌레들엔 속수무책이다.

구청 관계자는 "20일부터 매일 야간 방제작업을 하고 있지만 잦은 비로 약이 쓸려내려가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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