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거스를 수 없는 물결, AI혁명에 올라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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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김대일 AIA생명 운영본부 부사장

김대일 AIA생명 운영본부 부사장

얼마 전 한 국제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변화’라는 주제의 강연이었는데 연사의 마지막 질문이 강하게 인상에 남았다.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이 마주 보고 있는 화면을 띄운 뒤, “누가 미래의 당신 직원인가(Which is your employee of the future?)” 라고 물었다. 청중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연사는 “둘 다(Both)” 라는 답을 남기며 강연을 마쳤다.

요즘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화제다. 이제는 관심을 넘어 우려도 적지 않다. 작년 이세돌 9단에 이어, 올해에는 세계 바둑 1위인 중국의 커제마저 AI 알파고에 무너졌다. 사람들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실제로 오지 않을까 하는 ‘인공지능 공포증(AI Phobia)’마저 느끼게 됐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순간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한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기술부문 이사 레이먼드 커즈와일이 2005년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설명한 개념이다. 그는 2020년 무렵이면 인공지능이 한 명의 인간 지능을 넘어서고, 2045년이 되면 전 인류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하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러한 우려와는 별개로 인공지능은 이미 여러 산업 분야에 다양하게 접목돼 활용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 인공 지능 비서, 인공지능 스피커 등 우리 주변 실생활에 이미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필자도 보험사의 운영본부장으로서 고객에게 24시간 365일 응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 그 결과 전화·사회연결망서비스(SNS)·컴퓨터(PC)·모바일 등 각종 플랫폼에 연결된 인공지능 음성 서비스 또는 챗봇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는 ‘AIA ON’ 이라는 인공지능 고객 컨택 센터를 연내 오픈 할 예정이다.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어느 특정 직업군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엄청난 수준의 적응력과 창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애플리케이션(앱)이 좋은 예다. 2000년대 후반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세워 모바일 혁명을 주도했을 때, 그는 아이폰 앱 개발을 외부 개발자에게 맡겼다. 이를 통해 ‘앱 산업’이라는 새로운 직업 생태계가 탄생했다. 지금 앱 산업의 수익은 100년이 넘은 영화산업의 수익을 뛰어 넘었다.

인공지능의 등장도 새로운 산업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다. 인간은 이 새로운 상황에 자연스레 적응하게 될 것이다. AI는 거스를 수 없는 또 하나의 물결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을 외면하는 기업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가 마주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김대일 AIA생명 운영본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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