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십시오"…최규순이 두산베어스 대표이사에게 보낸 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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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순 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과 그가 두산베어스 김승영 대표이사에 보낸 문자메시지. [일간스포츠, 손혜원의원실 제공=연합뉴스]

최규순 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과 그가 두산베어스 김승영 대표이사에 보낸 문자메시지. [일간스포츠, 손혜원의원실 제공=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최규순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이 두산 베어스 김승영 대표이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손 의원은 29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소문만 무성하던 돈거래 등 KBO를 둘러싼 의혹이 모두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KBO는 책임을 지기는커녕 의혹을 덮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손 의원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최 전 심판은 2013년 10월 15일 김 대표이사에게 문자를 보내 "다급한 일이 생겼는데 통화가 가능하냐"고 물었고 이후 자신의 계좌번호를 전송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9일 전직 프로야구 심판과 구단 대표이사의 금전 거래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했다. [손혜원 의원실 제공=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9일 전직 프로야구 심판과 구단 대표이사의 금전 거래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했다. [손혜원 의원실 제공=연합뉴스]

이에 김 대표이사는 "걱정하지 마시고 일 잘 처리하시라. 300만원 보내겠다"고 답했다. 당시 두산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었다.

2013년 10월 21일에는 최 전 심판이 다시 김 대표이사에게 문자를 보내 "한 번 더 도와달라"며 "시리즈에 들어가야 하는데 상황이 너무 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이사는 "이번에는 좀 어려울 것 같다"며 "단장에게 한번 얘기해보라"고 답했다. 두산이 LG를 꺾고 심상 라이언스와의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도박에 빠졌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최 전 심판은 2013년 말 사직했다.

손 의원은 "이후 두산 베어스뿐 아니라 기아 타이거즈도 돈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아 타이거즈는 지난 8월 KBO 자체조사에서 금전 거래가 없었다고 통보했던 팀"이라며 "KBO가 제대로 된 조사를 했다면 기아의 거짓 진술이 더 빨리 드러났을 것이다. KBO가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야구계는 각종 승부조작 사건 등으로 1000만명이 넘는 야구팬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준 바 있다"며 "이번 기회에 KBO의 적폐가 제대로 청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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