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사망 부사관, 부모에 메시지..."모욕 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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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자료 사진. 오종택 기자

민통선 자료 사진. 오종택 기자

전방의 부대에서 복무 중인 한 부사관이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해당 부사관이 상급자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메시지를 남겨 군이 사망 원인을 수사 중이다.

전날인 9일 새벽 2시쯤 파주 최전방 부대 소속 김모 중사가 부대 인근 숲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중사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통제선 이북지역으로, 해당 지역에서 활동은 부대장의 통제가 필요하다. 김 중사의 시신은 부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김 중사는 이날 야간 근무를 마치고, 자정쯤 숙소로 복귀하지 않았다. 이에 부대원들이 수색 중 그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김 중사는 숨지기 전 부모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김 중사의 메시지는 최근 새 보직을 억지로 맡게 됐는데, 전임자가 인수·인계를 하면서 '너 자체가 문제'라며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중사는 군 생활을 편하게 하려면 접대를 잘해야 한다거나, 대대장이 좋아하는 담배를 항상 휴대하고, 2주에 한 번은 보안담당관들에게 술접대를 해야 한다는 등의 말을 전임자에게 들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헌병대는 김 중사가 남긴 메시지 내용이 사실인지 밝히기 위해 전임자와 부대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김 중사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는 총기 1정과 탄피가 발견됐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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